인생은 B와 D사이의 C





어떻게 생겨먹은지는 잘 모르겠지만 나는 질리기도 잘 질리고 변덕도 심하다. 여름엔 겨울을 그리워하고 가을엔 봄을 그리워 한다... 따흑.

입춘쯤엔 안에 옷이랑 겉옷을 맞춰 입을 필요 없는 여름이 고프다가도 땀때문에 같은 옷을 연속으로 못 입는 여름엔 그냥 외투 하나로 뭉갤 수 있는 가을/겨울이 절실함. 


 잘 질리는 주제에 취미생활도 다양하다. 티스토리, 운동, 책읽기, 아, 인스타그램도 하고 !

생활이 지루하다 느껴지면 바로 당장 시작할 수 있는 것을 저지르다보니 이렇다. 그리고 그중에 매력 있는 취미만 남았다. 

(매력=진입장벽 낮고 저가이고 쉬운것)

또 나름 만져보겠다고 필름카메라를 다루는데 그런데 그게 또 깊지가 않다. 그래서 좀 깊어지려 (?) 나름의 노력을 하는 중인데 쉽지가 않다.

핑계를 대자면 아 너무 어렵다고요 사진은. 특히 필름은 결과를 그때그때 확인 할 수 없어서 더. ...그게 매력이지만. 그래도 좀 능수능란하게 다루는 경지에 이르고자 제대로 탐구하려 중고로 스캐너를 샀는데 (인화한 사진 올리는 용도로 10유로 지불. 이제껏 인화한 사진을 아이폰으로 찍어서 올림. 껄껄.... 뭐하는 짓?) 이게 또 스캔을 하려면 코드 꼽고 버튼 누르면 될 줄 알았더니 뭔놈의 프로그램을 깔고 실행하고... 옛날 모델이라 그런지 더 까다롭다. 하. 옌장. 안도와주네 진짜로.


그런 와중에 요즘엔 또 영상 만들기에 꽂혀서 고가의 컴퓨터를 알아보고 있다...! 편집 까이꺼 그냥 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금수저들만 하는 거였나...?????;;; ...또 뭐 그러다 보면 '테크는 나랑 안맞나봐 ^^ 역시 보드를....!' 하면서 보드 튜토리얼 영상을 찾아서 눈으로만 배운다. 껄껄. 왜냐면 보드 가격도 만만치가 않거든요.  보드만 봐도 그런데 그 뭐냐, 보호 장비도 사야하고, 보드룩도 갖춰야 할 것 같고. 아 물론, 롱스커트 입고 바람을 가르면 한 간지는 하겠지만 안전은..^^.


B와 D사이 C. 초이스를 하기만 하면 마법처럼 샤리링~ 하고 이루어지는게 아니다 보니 C하기가 어렵고, C를 했다 생각 했지만 사실을 그렇지 않을때가 더 많다.

라잌, 스캐너를 샀으니 스캔을 해야지!!!! 가 C인줄 알았지만 프로그램을 다 설치 하고 스캔을 할수 있는 환경이 갖춰줬을 때 스캔을 할 지 말 지를 정할 수 있는 것처럼. 아니 뭐, 그래도 스캐너 사는 것을 C하긴 한건가...? 그러고 보니 그렇네. 10유로라 그런지 C같지가 않았나봐~.


▲결국 '구매'라는 선택지를 고른 복숭아.

복숭아가 제철이면 사야지.





그러고보면 유학도 나의 C구나. 

그걸 너무나도 잘 알아서 이때까지 가족에게 후회한다거나 불평하는 일은 없었지만 장담하는데 한 오천번 정도는 후회 했다. 아...아니 이천번.

여하튼 내 인생에 가장 거대한 C. 그리고 그 C를 내리고 난 뒤 따라오는 C는 그만 이 생활을 정리할지 말지에 대한 초이스.


요즘 이 두번째 C에 대해 많이 고민하는 중이다.

해도해도 어려운 외국 생활과 뜻하지 않은 좋은 기회 (를 가장한 불행일 수도 있는 취직)

일단 기왕 일이 생겼으니 최소 몇개월은 연장 되었구나. 자의반 타의반의 C지만 이런경우 책임감이 좀 줄어서 좋긴 좋다.



이런 선택이라는 것들은 어찌보면 좋은 것들이다. 당장 내일 기한을 놓친 소득신고를 해야 하러 가야하는 상황에. 기간을 놓치지 않았다면 월요일에 갈지 화요일에 갈지 정할 수 있겠지만 당장 내일 가야하는건 선택지가 없단거니까. 심지어 가도 안받아 줄 일을 각오 해야 한다 ^^. 안그럴거지 파리야 ?


아.... 소득신고 생각하니까 기분 잡쳤어. 

오늘은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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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정책에 대항하는 대학생의 자세 



그러하다. 마크롱 네이놈. 학생들이 화가 났다. 결국은 교육적 빈부격차를 유발 하는 마크롱 정책에 화가 난 학생들이  파업을 시작 했고..... 종강 하지 못한 채 수업들은 취소 됐다. 당장 일주일 후 있던 시험들이 전면 취소/건물등이 폐쇄됨에 따라 학생들과 교수들은 혼란 그 자체.


자자, 일단 생각은 넣어두자. 시험은 과제또는 그간 태도 점수/ 출석률/ 과제 제출 등으로 대체 됐다.

(차라리 시험을 봤으면 두시간 동안 끝낼 일을...과제로 대체돼서 이주일 간 고통받음)







폐쇄된 Bâtiment L 

Art du spectacle건물 




rattrapage 수업이 예정 돼 있었는데 교수님 조차도 건물이 개방 되는지 아니면 여전히 폐쇄되는지 몰라서

일단 학교로 오고, 닫혀있으면 수업 취소라는.... 학교랑 집 왕복 1시간 30분 걸리는데 on est venu à la fac pour rien  (허탕쳤다)




차라리 시험을 봤으면 짧고 굵게 끝이 나는 일인데 과제로 대체 되다 보니 알수없는 중압감에 집에서 쉬는것도 아니요, 공부를 하는 것도 아니요, 과제를 하는 것도 아닌게 돼 버렸다. 약이 오르게도, 날씨는 그새 정점을 찍고 있어서 당장에 뛰쳐 나가고 싶지만 보통 과제도 아닌 partiel을 대체하는 과제를 끝낸게 아니다 보니 그러지도 못하고 말이지. 여러모로 갈피를 못잡는 몇 주가 지났다.

일단 한단락 마무리는 됐다. 전공 과목들은 어느정도 상황이 정리 됐다. 문제는 교양 (?) 정도에 해당하는 과목의 진행 방향이다. 

아...머리아퍼..... 

실제도 한날은 자다가 편두통이 너무 심하게 와서 깬적도 있다. 뭐.... 스트레스가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었지만, 스트레스로 목에 긴장이 갔고 그것 때문에 목이 삐끗 했고, 그렇게 담이 와버린 거다. 많은 설명을 생략 해서 그렇지 그동안 너무 신경 쓰이는 일이 많았고, 그 중 가장 날 힘들게 한 것은, 이렇게 중요한일이 하필이면 더 복잡해져서 결과와 진행방향을 기다리는 것 빼고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는 거다.


솔직히 말하면 시험이 취소 됐다고 했을 때, 당장의 부담감을 덜 수 있어서 철 없게 좋아했었다. 그게 당장의 위기만 모면 할 뿐 전체적으로 봤을때 나에게 결코 유리하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그치만 어찌하랴, 따질 곳도 없고 따질 수도 없는 일... 부당한 일을 겪었다기엔 애초에 내 능력치 밖 이었다. 내가 열심히 멋드러지게 해내고 있었다면 괜찮았을 일이지.


그래도 값진 경험 이렸다. 학교 총파업이라니 얼마나 멋지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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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독일 아니랄까봐

춥고, 군더더기 없고, 맥주가 기깔남.






벌써 수개월이 지난 여행이라 너무나 기억에 의지하기 때문에 맘같아선 자세하게 기록하고 싶지만, 그러다간 영영 마무리를 짓지 못할 것 같아서 두번 만에 결말 지으려고요! 안그러면, 말을 쥐어 짜야 하는 압박에 두고둬도 못 할 것 같은 예감. 나는 나를 잘 알아.


TMI : 그래서 요 근래 자주 되새기는말은 '완벽하지 않아도 돼. 완성을 하는게 더 중요해.' 

.........잘 할 생각 하지 말고 하기나 하자는 것 입니다 꺌꺌.




▲포르쉐 박물관.


외관, 내관, 디스플레이나 기념품 샵 까지 사람 마음 불지르는 방법 매우 잘 아는 것 같은 벤츠 박물관과는 달리 포르쉐 박물관은 '전시 하고 싶은 오브제가 있고, 공간이 있어서 뮤지엄을 만들었다.' 가 포르쉐 박물관에 대한 첫인상이었다. 사실, 소문난 잔칫집에 먹을거 없다고, 벤츠 뮤지엄은 뭔가 휘황찬란, 으리으리 하긴 한데, 뭐 이리 설명이 많고, 소개가 많은지. 그에 비해 포르쉐는, 다섯 걸음만 떼도 알차고, 동선도 좋아서 괜한 에너지 소비도 덜어주고, 또 포르쉐에 타서 (게다가 신형)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는 실속까지 챙겨주는 정말이지 독일스러운 박물관! 


덕분에 머무는 시간은 비교적 짧지만 벤츠에서보다 더 많이 배워가는 느낌이 들었더랬다. 또 카페테리아에 카푸치노가 너무너무너무 맛있었다! 아직도 기억할 정도 ㅋㅋㅋㅋㅋ 


역시, 사진은 많이 찍었지만 스포 하고 싶지 않으니까 게시는 안할게요. 귀찮기도 하고요 키키



▲파리에도 던킨 생겼으면....


포르쉐 박물관 관람이 끝나고, 어째서인지 배고파서 눈 돌아가기 직전에 식당으로 가는 중 이었지만 던킨을 발견했으므로 하나 먹읍시다.

파리엔 던킨 없다고요. 먼치킨 너무 먹고 싶고 커피랑 도넛 같이 먹으면 진짜 인생 살 맛 나는데 말이죠. 사실 한국에서 그렇게 잘 먹지도 않지만 여행 왔으니 하고싶은거 다 해야지. (소박)








그리고 혜진님과 남편분의 추천을 받아 찾아간 레스토랑. 분위기 캐쥬얼 하고 너모 좋고요, 서버분들 너무 친절하셨고, 팁이 그냥 절로 나와버릴정도로 너무너무 친절하셨던 직원분들. 아쉽게도 첫날은 고대하던 슈바인 학센이 품절이라 다른 맛있어 보이는 메뉴를 골랐는데 대성공 ! 이름은 까먹었지만... 학센만큼 유명한 독일 전통 음식으로 기억 한다. 기억력 뭔데; 

양이 많다고 들어서 메뉴 하나 샐러드 하나 시켰는데 딱! 괜찮았다. 

아, 그리고 추천 받아서 마셔본 맥주 ! 지역 맥주라고 했던 것 같은데 너무너무 맛있어서 각 2잔 하였습니다. 아..... 너무 좋아.....


▲오예에요 오예


▲맥주오예


▲음식 오예




첫날 먹은 메뉴들도 충분히 맛있었지만 학센을 못 먹고 갈 수는 없기 때문에 다시 가서 학센이랑, 이번엔 또 다른 메뉴를 시켜봤는데 왠일이야. 

둘 다 너무너무 맛있다. 맛있다는 말이 참 괜한 말 처럼 느껴질 정도로 맛있었다. 이미 프랑크푸르트에서도 학센을 먹어봤고 그때도 맛있다며 먹었는데, 여기서 먼저 먹었다면 그때 그 학센은 반도 못 먹었을거야 ㅠㅠ.

사진으론 왠지 작아보이지만 크기도 크고, 막 그냥 너무 맛있다... 냠냠 또 먹고싶다.

그리고 추운 날 딱 좋았던 삼삼한 버섯스프와 파스타 (계란이랬나...?) 


하... 그런데 식당이름 뭔지 기억이 없음 ^^
아마... 맥주잔에 써진게 단서가 될 수도 ? ㅎㅎ...

▲힐링푸드 오예 ㅠㅠ























3박4일 일정 중 3일 째 되는날.

1일 벤츠 + 저녁식사 초대

2일 포르쉐 + 레스토랑

요 일정을 마치고 나니 3일째엔 사실 딱히 할 게 없었다. 날이 따뜻하다면 그저 아무자리건 자리 깔고 누워서 하늘이라도 볼텐데, 때는 1월, 게다가 비도오고. 그렇다고 방 안에만 있자니 아무리 내가 집순이라도 여행와서 그럼 안되지. 


그래서, 은근 궁금하기도 하고 또 이번이 아니면 언제 오나 싶어서 메칭엔 아울렛 시티에 갔다 ! (큰결심)

한.... 삼십분정도. 슈투트가르트에서 기차를 타고 가면 나오는 곳으로, 마을 전체가 아울렛 !

파리 외곽에도 라발레빌라쥬 라는 아울렛이 있어서 별 기대는 안했다. 말이 아울렛이지 명품인지라 아무리 세일을 해도 내 수준엔 너무 비싼데다가 아울렛이다 보니 좋은거, 예쁜거는 다 나가고 없기 때문에, '그런곳이 있다더라' 라며 관광차 간 셈 이였다.

.....가...... 지갑 사왔다.

예...



▲옴마야. 지갑삼;



▲진짜 거부하고싶은데 손에 착 감기는 감촉


▲작지도, 크지도 않은 실용적인 아이템.


▲유로를 쓰는 나라에선 필수인 동전지갑 일체형...! (의미부여)






이럴거면 '이제 내 인생에서 가죽 아이템은 없어!' 말이나 말지...... 정말이지 예산도 그렇고 지갑을 살 필요도, 이유도 없는데 그만 외관에 반해버려서 지갑을 만지작 만지작... 가격은 135유로. 원래 가격의 거진1/3 가격이면 사야 하는 것 아닐까요 ? 보세 가죽지갑을 여태 잘 쓰긴 했고 걔도 고르고 고른 저렴하지만 가성비 좋은 지갑인지라 굳이 살 필요가 없는데.... 맘 한편으론 '내가 이 기회가 아니면 언제 또 명품 마크가 금장으로 박힌 지갑을 갖을 수 있을까...?''어차피 가죽 아이템 잘 사지도 않는데 한번쯤은....아... 동물들아 미안해.... 나도 어쩔수 없는 허영심 쩌는 닝겐인가봐...'


못봤으면 몰라도 본 이상, 카드에 적자는 좀 나겠지만 나... 원래 이런거 한번 사면 엄청 오래 쓰긴 하니까... 라며 합리화 끝에 샀다.

'내 인생에서 구스다운 패딩은 없어!'는 다행히 아직까지 지키는 중 (은 르꼬끄 프랑스 국대 패딩 뭔데 이렇게 예쁘냐;'



의식의 흐름이 자유분방 하지만, 요약하자면, 기회가 되시면 꼭! 가보세요. 명품 뿐 아니라 나이키나 아디다스 같은 스포츠 웨어, 용품도 상설아울렛이다 보니 꽤 건질것이 많았습니다. 이럴줄 알았으면 참... 총알 장전 해가는건데....띠로리...








마지막, 기차 타러 가는 날.

드럭스 스토어 쇼핑을 즐기자.



▲데이/나이트 치약. 

처음엔 너무 신박하고 좋았는데 지금은 그냥 그렇다 ㅎㅎ



▲에탄올 (?) 들어있는 향균 물티슈.

요것만 열개 넘게 쟁여옴.

파리에 산다면 너무 필수템인부분.

게다가 개당 1유로도 안하는데 용량 낭낭쓰



▲왼쪽 제꺼 아님. 오른쪽만 제꺼+치약 하나





물티슈는 아직도 많이 남아있지만 너무 좋아서 독일 갈 수 있으면 또 엄청많이 사올거다! 비위생적인데에 둘째라면 서러운 파리에서는 너무너무 꿀템이지만, 정작 파리엔 이런 신박한 아이템은 그저 의약용품으로 엄청 비싸고 또 구하기도 어렵다. 다들 어디서 사왔냐는데... 독일이에요 ㅠㅠ 뭐, 한국이었다면 인터넷으로 주문하면 낱개 포장 된 소독용 에탄올을 적신 물티슈 아주 저렴하게 파는데, 여긴 파리니까...






























독일 기차와의 악연.



이번 여행에서 빼놓을수 없는 에피소드라면 단연 이것. 프랑크푸르트에서 올때도 그러더니 이번에도 또 열차가 취소란다.


프랑크푸르트에서는 이랬다. 시간보다 30분 앞서 기차 역에 도착 해서 더위도 식힐 겸 스타벅스에서 커피 한잔씩 하고 시간 맞춰 플랫폼으로 갔더니 묘하게 조용한 느낌. 음? 이때쯤 사람들로 바글바글 해야 하는데요...? 다른 플랫폼은 그런데 우리 플랫폼만 요상하게 조용했다. 


뭐.... 파리에 안가나보지 들.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기려 했는데 출발시간이 다 되도록 사람들이 많아지긴 커녕 줄어드는 것 이었다.

알고보니, 파리행 기차는 취소 되었다고 방송을 하고 있었고, 우리는 독일어와 독일어 악센트 섞인 영어로 나오는 안내방송을 알아듣지도 못하고 기다렸던 거다. ㅎㅎㅎㅎㅎㅎ 참....철딱서니들. 


사실 그 전날 하이델베르크에 친구 만나러 갔다가 다시 프푸 돌아오는 플릭스 버스도 5시간 연착이라길래, 이럴거면 버리고 기차 타자! (오, 결단력~) 하고 살짝 고비를 넘겼는데... 또 다시, 게다가 이번엔 캔슬이 되다니!


어쨌든 허둥지둥 인포에 갔더니 다음 기차 스케쥴을 주면서 티켓부스에 가서 바꾸라길래 '아, 뭐, 괜찮나보다.' 하고 갔더니 이게 웬걸, 인포에서 새로 준 기차 시간은 다가오지, 아무리 기다려도 내 번호표 차례는 안오는 거다. 어찌저찌 기차시간을 5분 정도 남기고 내 차례가 됐는데 ....참.... 인포에서 발급해준 그 기차는 이미 자리가 다 찼다고. 그래서...그럼 어떡해? '자리 찼어' 아니... 그러니까 그럼어떡..'자리가 없어' 만 몇차례 반복.

아, 일단 이 아저씨는 말이 안통한다. 기차는 떠났고 (자리가 없고) 이 사람은 이에 대해 어떠한 보상 또는 해결책 따위를 줄 생각이 없어보인다는 결론이 서서 일단 그 자리에서 벗어났다.


친구는 약간 (많이) 당황한 듯 했고 난 ㅋㅋㅋㅋ 사실 프랑스에서 이보다 더한 경우 숱하게 봐서인지, 살짝 체념 상태 ㅋㅋㅋㅋ 바로 플릭스 버스, 이지버스 등등 파리 가는 방법을 찾아보기 시작ㅋㅋㅋ 그런데 그마저 막차가 떠난 상황 ㅠㅠ 이쯤되니 나도 살짝 빡쳤다.

호텔로 또 쌩돈을 날리긴 싫은데.....


동시에 하이델베르크에서 만났던 초중학교 동창 친구에게 도움을 요청 했고, 친구는 이런 경우 어떤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지를 설명 해 주었다. 

(기차 캔슬로 한시간 뒤 기차를 탈 경우 25% 환불, 두시간 뒤면 50%환불, 당일 못가면 호텔 제공 ) 

다시 번호표를 뽑고 기다려서 다른 직원에게 캔슬된 기차표를 보여줬더니 다음날 아침 기차표를 발권해주었다! (보고있냐, 첫번째 직원 아저씨 ??)

음.... 그런데 호텔 이야기는 먼저 하지 않길래, '그런데 호텔은 제공해주지 않는거에요?' 하고 말을 했더니 그제서야 필요하면 해주겠다며 호텔바우처를 주었다 ! 다시 이것을 인포에서 확인하고, 기차역 바로 옆 호텔에서 하루 묵고 다음날 새벽 기차를 타고 파리에 오게 됐다는 story☆★☆★☆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런 경우 내가 먼저 말 하지 않으면 직원들이 먼저 보상이나 해결책을 제시하는 일은 잘 없다고 한다. 그러니 불편하고 민망스러워도 꼭! 권리를 주장하도록 하자 !! 요 !!


그나저나, 이 모든걸 영어로 다 했다.

위기를 한번씩 겪으면 언어 레벨 업 ! 





그리고 슈투트가르트에선 조금 더 노련했다. 후후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역에 일찍 도착해서 (기차든 버스든 비행기든 놓치는거 너무 극혐하고 질색이라 보통 한두시간 전에 가서 기다림 ㅠㅠ 평소에 학교나 지각하지 말것이지...;;) 근처 카페에서 맛있는 빵도 먹고 초코우유도 먹고 책도 읽는 시간을 보내고 이십분 전에는 역으로 가서 미처 못 산 기념품을 사고 플랫폼으로 갔더니 ! 이게 뭐야...! 기시감이 드는 풍경 ! 오? 나 이 장면 봤는데 ? 데자뷰 ? 


껄껄껄 파리행 열차가 또 다시 취소! 

자, 이럴때 당황하지 말고, 난 인포에 줄 설게. 넌 티켓부스로 가 ! 여기서 또 솔드아웃 되면 파리에 내일 가야 된당!!!!!!!!!!! 


또 한번 해봤다고 스피드가 생명인건 알아가지고, 전략적으로 움직였다고요. 껄껄껄 

덕분에 재발권 스무스하게 됐고 당일 파리 직행은 너무 늦어서 경유하는 루트로 파리까지 무사히 도착 했습니다.


그!런!데! 

티켓 발권 하고 또 직원이 프푸때처럼 아무말 없길래 먼저 물어봤어요.

'이렇게 취소되면, 환불해주는 거 있지 않아요?' 했더니 그제야 신청서를 주네요...^^ 프랑스에 비하면 이렇게라도 보상해주는 시스템이 있는게 참 고맙긴 하지만, 모르면 못 받고 알고도 말 안못하면 못받는건...너무 양애취 아니냐...


뭐, 그렇긴 해도, 신청서 받아서 이것 저것 기입하고 (원래 기차시간, 변경 기차시간, 날짜, 출발지 도착지 열차 번호 등등) 직원에게 줬어요.

주면 땡큐고... 안주면 어쩔 수 없으니 잊고지내자 했는데, 한달 안돼서 계좌에 35유로  들어와 있더라고요 !


25퍼센트 환불이다보니 적다면 적은 돈 이지만 내 권리를 주장해서 받았다 생각하니 너무 좋았습니다.

근데 의식의 흐름 모냐; 말투 왜 바뀜 ㅎ?



여하튼 이렇게 취소가 된다면 망설이지 말고 매표소로 먼저 가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인포에서 아무리 발권 해줘도 어쨌든 매표소에서 해결 해 줄 수 있는 것 같아서..... 물론 이런일이 없는게 제일 좋겠지만요 !



▲새로 발급 받은 바우처


ㅎㅎ 독일에 딱 두번 갔는데 두번 다 기차가 취소 됐고, 어쨌든 해결하고 나니 안좋은 경험이라기보단 자랑거리 내지는 추억이 생긴 것 같아 좋긴 하다. 게다가 프랑크푸르트에선 덕분에 엑스트라 여행을 더 하게 돼서 친구랑 긴장감 좀 내려놓고 펍에서 맥주 한잔 하며 긴 대화를 나눴던게 너무너무 감사한 기억으로 남았다.

오, 그러고보니 나 꽤 긍정적이잖아 ??


키키 근데 사실 해외생활이란, 긍정적으로 살지 않으면 살아 남을 수!가! 없어요.

모든 불의에 다 저항 하다간 남아나지 않는 것..... 적당히 덮어두고 적당히 좋게 생각하며 넘겨야 롱-런 하는 것.



아이고, 졸리긴 한가보다. 별 얘길 다 하고.

어여 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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