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겨울부터 뜨개질 취미를 만들었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무엇보다 단순한 반복이라는 점이 가장 좋았다.

곧장 대바늘과 털실을 샀는데 두개 사이즈가 맞지도 앉아서 어설프고 굉장히 울퉁불퉁 못생기고 까슬거리는 쁘띠 목도리를 하나 완성 했었다.


그 다음 잃어버렸다.


그래서 하나 더 뜨기로 했다. 이번엔 실이 참 얇고 또 색이 고왔다. 울이라 그런지 한코한코 뜰때마다 부드럽게 얽히는게 참 느낌이 좋았다. 손에 착착 따라 감기는 느낌. 그런데 실이 알차게 쌓여가느라 시간이 훨씬 많이 걸렸다. 그래도 아크릴 실보다는 따뜻하겠지, 하며 차분히 떴다. 그렇게 그 얇고 짧은 목도리를 장장 2개월 동안이나 떴다. 아무리 이중으로 떴다고 해도 그렇지, 남들은 딱! 집중해서 하면 네시간이면 뜬다던데, 나는 뭐가 그리 할일이 많고 피곤해서 이개월이나 걸렸을까.


게다가 선물을 하기로 예정했었는데 벌써 춘삼월, 것도 말이 다 되간다. 선물이랍시고 줘도 되긴 하는걸까? 


이 목도리, 자세히 보면 한코씩 빼먹거나, 엉켰거나, 이음새부분은 튀어나오기까지 했다.


음..... 그래도 그것 말고는 색깔도 예쁘고 재료도 좋아 따뜻하긴 할텐데. 그리고 멀리서 보면 잘 티가 안나잖아??



그러고 보니, 이거 정말 날 닮았다.


멀리서 보면 괜찮은 것 같지만 자세히 보면 망한. 

ㅋㅋㅋ




코 마다 잡생각을 한올한올 엮었다. 몇코 뜨고 확인하고 고작 몇코 뜨고 또 확인 하면서 지금 내가 잘 하고 있는거지?

맞게하고 있는거지? 하며 의심을 했다.

아무렴 어때, 군데군데 잘못 엮은 흔적이 있긴 하지만 결국 완성 했잖아~ 그리고 따뜻하잖아. 목도리가 따뜻하면 그만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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