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 교체
핸드폰 개박살 났음
사진도 엉망으로 찍히고
그냥 구림 다 구려버림 갈아치워 버릴 거야
잔디 위에 누워서 아무것도 안 하기
옷은 망가져도 상관없는 옷을 입고 돗자리도 깔지 않은 채로 잔디 위에 앉거나 누워서
텀블러에 따뜻한 차를 한잔 우려 가지고 가서 홀짝홀짝 마실 거임
심장이 두근거릴 때마다 한잔씩 마실 거라서 카페인이 든 음료보단 보리차 같은걸 준비할 거야
이건 시험 끝난 그 날 해야지.
다리가 뻐근해지고, 그다음 뜨거워지고 이내 풀려버릴 때까지 달려야지.
솔직히 야외 러닝은 좀 번거로우니까 salle de sports로 갈 거다.
몸이 너무 피곤해서 머릿속이 하얘질 때까지 달리고 달리고 또 달려야지.
한글과 종이로 된 책을 읽을 거야. 이해가 안 돼도 그냥 줄줄 읽을래. 머릿속에 아무것도 남지 않더라도.
창문을 활짝 열어놓고 이따금 따끈한 차를 한 모금씩 마시면서 그렇게 있다가 잠들래...
조급해지지 않는 방법엔 뭐가 있을까.
언제쯤 나 스스로를 컨트롤할 수 있을까. 언제쯤 나를 능숙하게 다룰 수 있을까.
오늘은 정말이지 마음속이 너무 시끄럽고 복잡하여 아무것도 못하겠구나...
죽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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