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컥 청귤 10kg를 구매했다.

문제는 난 한 번도 청귤청을 먹어본 적이 없고.... 청을 담가봤자 레몬청 몇 번... 그것도 한 다섯 알... 정도? 해본 게 다인데,

10kg는 좀.... 에바 아냐?

하지만 농장에서 5kg에 20,000원, 10kg에 30,000원... 그럼 아무래도 10kg를 사고싶잖아요...? 

 

그나저나 청귤이 정말 저렴합니다. 물론 청귤은 청으로 만들어야만 먹을 수 있으니 그럴지도 모르지만.

10kg에 택배비까지 포함해 30,000원이니, 하루 날잡고 담그면 되겠지~라고 생각했다 ㅋㅋ

 

하지만 유난히 바쁠때 도착한 청귤 ㅠㅠ 청귤은 받자마자 청으로 담갔어야 했는데 일주일 이상 미루다 보니 녹색이 노랗게 변해버렸다.

보아하니 껍질색만 변할뿐 품질에 문제가 생기는 것 같진 않았다. 그렇지만 더 바뀌면 색감이 안 나오니까 얼른 담그는 걸로.

 

대강 청귤청 레시피를 찾아보니 대략 두 가지 방법이 있는 듯했다.

1. 청귤 전체를 슬라이스하고 설탕과 과일 1:1.

2. 청귤의 반은 슬라이스, 반은 착즙 하여 설탕과 1:1

두 가지 방법 모두 위아래 꼭지는 제거해준다. 꼭지까지 들어가면 써 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나는 두 번째 방법으로 청을 담갔는데

첫 번째 방법은 쉽긴 하지만 껍질이 포함되기 때문에 그만큼 설탕의 양도 늘어나고, 먹을 때 청귤이 거슬리기도 하고, 무엇보다....

10kg 청귤을 담아둘 유리병도, 공간도  없다.

대신 착즙기도 없어서 쿠팡으로 튼튼해 보이는 스퀴저 하나 샀다..... 

이걸로 이제... 공장 가동...

귤이 막 왔을 때 사진은 안 찍어뒀지만 그래도 이 정도로 노랗진 않았고. 일부러 노란색 귤만 골라내서 착즙 했다.

그나마 초록색인 애들은 슬라이스 해줬다.

휴롬은 없지만 최소한 스퀴저와 채칼 정도는 있어야지 안 그러면 너무 힘들었을 것...

 

 

먼저 눈대중으로 이 정도면 되지 않나 싶을 정도의 얇게로 슬라이스를 하고 나머지 귤들은 반으로 잘라서 스퀴저로 짰다.

황설탕으로 하면 더 맛이 좋다고는 하지만 백설탕이 색깔이 예쁠 것 같아서 백설탕으로 담갔다.

비율은 슬라이스 한 과육과 상관없이 착즙주스 1:설탕 1로 했다.

설탕이 덜 들어가면 숙성이 안된다고는 하지만 착즙을 해서 담그면 설탕이 그만큼 잘 녹아서 덜 들어가도 된다고 어디서 들은 것 같아

그냥 내 마음대로 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맛만 있는데 옹..... 맛으로 봤을 때 설탕이 더 들어갔다면 너무 달았을 것 같다.

위아래 꼭지는 버려주기

집에 있는 유리병을 닥닥 긁어모아도 부족해 보여서 노브랜드 제품으로 세 개 더 사 왔다.

끓는 물로 열탕 소독하고 물기 없도록 말리는 동안 나는 계속해서 착즙.

병 안에 과일 단면이 가득 차 보이진 않지만 착즙을 하니 오히려 과육도 살짝 씹히고 너무 맛있게 잘 되었다.

착즙을 하면 장점이 숙성될 때까지 기다리지 않아도 바로 먹을 수 있다는 것인데, 만드느라 지쳐서 일단 병에 나눠 담는 것 먼저.

 

현재 작은 병들은 다 여기저기 선물 주고 제일 큰 병 두 개만 우리 집에 있는 상태 ㅋㅋ

다행히 다들 맛있다고 해주었다. 뿌-듯.

선물만 주고 나는 귀찮아서 안 마시고 있다가 블로그에 올리려고 탄산수 사 왔다 ㅋㅋㅋㅋ 그마저도 귀찮아서 과일 슬라이스는 안 넣음ㅎ

물이나 탄산수랑 청 비율은 4:1이나 3:1 

 

사진 찍으려고 씩씩이 밥상 빌려왔다ㅎ

 

맨날 내가 먹는거 궁금해하는 큐티강쥐

과육만 따로 믹서에 가는 방법도 있는데..... 그게 더 힘들 것 같아서 손으로 짰더니 과육이 살아있다!! 컵 안에 보이시나요?

애플민트나 생강즙 약간 넣으면 더 맛있다고 합니다. 아니... 진짜 맛있을 것 같아....

 

념~!

아휴 은근히 맛있어서... 내년에 또 하는 거 아닌가 몰라...? 지나고 보니 은근히할 만했던 것 같기도 하고?

아마 3 시간 내지 4시간 안에 다 끝냈던 것 같은데..?

만약에 다시 한다면 파릇파릇한 청귤로 더 예쁘게 담거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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