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가지 지치게 만드는 것들이 있다. 남의 속 모르고 쉽게 뱉은 말들이나, 타인의 생활수준이나,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어학 실력 같은 것들.

나도 이곳에 지낸 지 꽤 되는데 어째 현지 친구도 별로 없고, 말이 능숙하게 나오지도 않고 멋대가리 하나 없는 이방인으로써 살아가는 것을 절실히 느낄 때. 

 

누구나 머릿속에 떠올리는 해외 거주자로서의 삶과는 천마일 정도 먼 나란 사람은 참 안타깝기도 하고 뭐 바보 같기도 하고.

음... 나도 열심히 하는데 나름대로. 왜 이렇게 맘 같지 않은 걸까.

 

너무 부족한 내가 부끄럽기도 하지만 그냥 내 속도를 지키면서 내 방향으로 나가면 되지 않을까.

내가 몇 년 전 어학으로 울고 아프고 했던 그때의 나를 만난다면, 결국 너는 해냈으니까 너무 겁내지 말고 조급해하지 말고, 다른 사람의 행복으로 너 자신을 학대하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은데.

그래서 나는 안다. 

한 십 년 후의 내가 지금의 나를 만나러 와준다면 분명히 

너 잘하고 있다고. 힘든 거 안다고 그래도 포기하지 않아 줘서 고맙다고 해줄 거라고.

 

 

 

 

 

 What though life conspire to cheat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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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며칠 조금씩 감당하기 힘든 일들이 일어났다. 아프고, 피곤하고. 3년 넘게 쓰던 핸드폰의 액정이 순식간에 박살 나고, 카드는 막히고

더 이상 언급조차 하기 싫은 일들이 일어나서 '힘들다... 힘들다...' 되뇌고 있던 와중에 오늘은 잘 쓰던 헤드폰을 잃어버렸다.

 

고스포츠에서 레깅스를 입는다고 캐비닛 갔다가 그대로 두고, 그것도 모르고 좀 더 둘러보다가, 계산도 하고 나와서 다른 매장 들어갔다가 알아서 바로 뛰어갔는데 없어졌다. 프랑스에서 물건 털린 게 처음은 아니지만 당할 때마다 뒤통수 얼얼...

십 분도 안돼서 돌아간 건데, 뭐, 없어졌당 ㅎㅎ

찾을 수 없다는거, 나도 직원도 알기 때문에 별다른 조치를 취할 게 없고. 한국이면 감시카메라도 돌려보고, 연락처라도 남겼겠지만, 아니, 그전에 이런 일이 없었겠지만 ㅋㅋ 프랑스에선 그런 게 통하지 않지. 심지어 캐비닛을 지키는 직원한테만 물어보고 다른 직원들한텐 물어보지도 않았다. 찾을 가능성? 콩알만큼도 안된다. 그냥 잊고 나오는 게 최고다. 물론 요새 이런저런 일에 스트레스가 차올랐던 터라, 갑자기 어깨도 딱딱하게 뭉치고, 어제부터 시작한 생리통도 더 고조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뭐. 원래 일정대로 빨리 신발을 사고 학교 도서관에 가는 수밖에? 거기서 그거 찾는다고 헤매도, 찾을 수도 없고, 결국 내 시간만 흘러가고.....

멘탈이 강해졌다고 해야 하나, 포기하는 법에 익숙해졌다 해야 하나...

 

그래도 그 착잡한 마음을 부여잡고 공부 준비도 하고, 수업에 갔더니 지난주까지 제출한 과제 결과가 나왔다.

점수는 12점!!! 오예!!! 되게 걱정 많았던 수업인데, 첫 번째 시험은 7점을 받아서 통과는 글렀구나...^^ 하던 와중에, 교수님의 피드백을 받고 몇 주 뒤 제출한 과제가 결실을 맺었다....! 물론 통과를 하려면 다음 주에 있을 시험은 11점 이상이어야 해서, 긴장을 늦추면 안 되지만, 나름대로 가닥을 잡은 것 같아서 신이 난다.

 

무엇보다 더욱 신나는 건, 처음 7점 받은 시험 피드백 때는 나도 궁금한 게 많았지만, 교수님이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하는 조언을 주느라 시간이 꽤 걸렸는데, 이번에는 '다음 주 시험 때 이렇게만 하면 돼!'라고 하셨다! 물론 완벽하단 말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그래도 좋다!

 

이 과제를 잘 해내고 싶어서, 정말 많은 자료조사를 하고, 밤을 새우고, 웬만한 영화관 에서는 더 이상 상영하지 않는 영하를 보느라 밤늦게 샤틀레까지 가서 보고 오고, 또 바로 정리하고... 했던 시간들이, 당시에는 확신이 없어서 하면서도 스트레스가 굉장히 컸었는데.

사실 이 수업은 처음이 아니라, 지난해까지도 통과를 못해서 재수강을 하는 수업이기 때문에 더 부담이 많았다.

12점은 사실 다른 프랑스인 친구들에 비하면 잘한 것도 아니고 그냥저냥 한 점수이긴 하지만 너무 뿌듯하다. 잘하고 있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다행이다. 다행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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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겨울부터 뜨개질 취미를 만들었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무엇보다 단순한 반복이라는 점이 가장 좋았다.

곧장 대바늘과 털실을 샀는데 두개 사이즈가 맞지도 앉아서 어설프고 굉장히 울퉁불퉁 못생기고 까슬거리는 쁘띠 목도리를 하나 완성 했었다.


그 다음 잃어버렸다.


그래서 하나 더 뜨기로 했다. 이번엔 실이 참 얇고 또 색이 고왔다. 울이라 그런지 한코한코 뜰때마다 부드럽게 얽히는게 참 느낌이 좋았다. 손에 착착 따라 감기는 느낌. 그런데 실이 알차게 쌓여가느라 시간이 훨씬 많이 걸렸다. 그래도 아크릴 실보다는 따뜻하겠지, 하며 차분히 떴다. 그렇게 그 얇고 짧은 목도리를 장장 2개월 동안이나 떴다. 아무리 이중으로 떴다고 해도 그렇지, 남들은 딱! 집중해서 하면 네시간이면 뜬다던데, 나는 뭐가 그리 할일이 많고 피곤해서 이개월이나 걸렸을까.


게다가 선물을 하기로 예정했었는데 벌써 춘삼월, 것도 말이 다 되간다. 선물이랍시고 줘도 되긴 하는걸까? 


이 목도리, 자세히 보면 한코씩 빼먹거나, 엉켰거나, 이음새부분은 튀어나오기까지 했다.


음..... 그래도 그것 말고는 색깔도 예쁘고 재료도 좋아 따뜻하긴 할텐데. 그리고 멀리서 보면 잘 티가 안나잖아??



그러고 보니, 이거 정말 날 닮았다.


멀리서 보면 괜찮은 것 같지만 자세히 보면 망한. 

ㅋㅋㅋ




코 마다 잡생각을 한올한올 엮었다. 몇코 뜨고 확인하고 고작 몇코 뜨고 또 확인 하면서 지금 내가 잘 하고 있는거지?

맞게하고 있는거지? 하며 의심을 했다.

아무렴 어때, 군데군데 잘못 엮은 흔적이 있긴 하지만 결국 완성 했잖아~ 그리고 따뜻하잖아. 목도리가 따뜻하면 그만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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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표 신청을 하고나서 우편함을 꼭 확인 할 것






처음 은행 계좌를 열때 신청한 수표책 한권을 다 썼다. 한 30장 되려나. 수표는 월세 낼때만 쓰는데 그 중 몇장은 글씨 잘못 써서 버렸다 해도 적어도 이 집에서 일년 이상 살았다는 것을 실감한다. 어쨋든! 그래서 새 수표책을 신청 했다. 1일이 월세내는 날이므로 적어도 열흘 전엔 해야 하는데 까먹고 있다가 1일이 다 돼서야 신청했다. 현금으로 다 내지뭐~ 했지만 현급 뽑는거 늠나 귀찮은 일... 그래서 어플로 새 수표책을 신청했다. 무려 60매!!! 3년은 끄떡없겠다. 케케케


10일 정도 걸린다고 했음.

집주인에게 양해를 구하고, 기다렸다. 


주저리; 요즘같은 시대에, 프랑스도 물론 계좌이체가 된다. virement 을 핸드폰에서 은행 어플로 할 수 있다. 그럼 서로서로 얼마나 편한지. 근데 우리 집주인은 옛날 새럼이라 싫댄다... 덕분에 나만 멍멍고생. 후...


일주일은 금새 지났고 알림이 왔다!! 첫 수표를 받을때 꼭 수취인 확인을 하길래 당연히 내가 직접 못받으면 은행으로 갈거란 생각을 했기 때문에 이튿날인 오늘 은행을 갔더니 오잉? 수표 안왔단다. 그리곤 우체통을 확인 해보란다. 음.... 안왔을 것 같은데. 알림도 아정스에서 담당자 만나라고만 왔고....


 '안온 것 같아요' 

'그럼, 취소하고 다시 신청 할래요?' 

'그러죠 뭐, 은행으로 찾으러 올게요.'

 'pas de problème' 

정도의 대화가 오갔다...


그리고 공부하러 갈까 하다가 바로 집으로 왔더니 젠장. 

와있다 수표... 일주일 더 기다려야 하는데 이거 왜 와있냐...

 






전래 무용지물


심지어 60매


이거 왜 있냐...






집주인에겐 다시 한번 양해를 구했다.

<마음의 소리; 내가 매달 집까지 돈 내러 가고, 바캉스때는 두달치 한번에 내기도 하고 뭐 그러니까 봐줘야죠... 

아니면 계좌이체를 받으셨으면... 진짜 귀찮아 죽겠다구요...>










그러니, 수표가 왔다고 하면 일단 우체통부터 체크해보자.

백지수표라 그렇게 두면 정말정말정~말 위험한데, 그래서 우체통에 틱 놓고 갔을리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랬다.

(일백만원, 일천만원 같이 한국처럼 금액이 써져서 발행 되는게 아니라, 수취인과 금액을 수기로 작성 하고 전달하면 계좌에 넣고, 발행인의 계좌에서 돈이 빠져나가는 식이다.... 물론 사인이 필요하지만, 잃어버리면 위험하다.)


만약 내가 가방이 덜 무거웠으면, 시간에 안쫓겼으면 우체통 확인을 했을텐데

까비....

일주일 더 기다려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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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힘을 다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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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뜨거운 열을 흡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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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속 까지 쨍하게 전해져 오는 지긋지긋한 햇빛이 그리워지기도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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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것들의 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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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 





토마토 1,99

수정테이프 3.15

초 3.1

치약 3.29

소고기 5

바나나 1.99

치킨 즉석요리 3.19

콜라 6캔 2.55


총24.26




간만에 쓰는 가계부! 품목은 얼마 안되지만 수정테이프, 치약은 한번 쓰면 오래 쓰는 거다보니 비싸도 일단 샀고, 치킨은 오랜만에... 먹고싶어서 ;ㅅ;

토마토, 소고기, 바나나는 싼 편이다! 역시 과일이나 채소 과일이 합리적인 가격에 있는 프랑스 ㅎㅎ

소고기는 카레 만들려고 샀고.... 토마토 바나나는 밥대용 아니면 간식으로 믹서기에 윙윙 갈아 먹으려 늘 사놓는 편이다.


수정테이프는 시험볼때 필요하고.


초는 원래 대용량 파티용이 싸서 사놓고 몇개월 쓰는데 오늘따라 예쁘고 좋은걸 사고 싶어서... 집에 향기가 너무 없는 것 같아서 사봤는데 역시 좋다.

작은집이라 부엌에서 요리를 하면..... 하 ... 한숨... 암튼 초를 꼭 사놔야 하는데, 늘 사던 뻔한 것 말고 특별히 다른걸 골라서 사니까 괜히 기분이 좋고 그럼.


이 초 다 끝나면 시험도 충분히 끝이 나 있겠지? 좋은 향기 나는 초 사고 싶다... 초...


암튼, 계속 집에 있다가 쳐져서 나가서 장이라도 봐와야지 가볍게. 하고 다녀온게 24.26이나 써버렸네? ....모냐진짜...

아... 시험기간이라 그런지 힘 무지 빠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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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엇을 실천에 옮기고 무엇을 미루는 걸까







세상을 지혜롭게 살고 싶다.

노인이 되었을 때 심술과 후회와 원망의 주름이 아닌 지혜와 현명함으로 지내온 흔적을 갖고 싶다.



담백하게 살아내고 싶다.

목련이 꺾여도 바다의 모든 물이 말라붙어도 받아들이고 싶다.

왜 모래가 날아들어 내 눈을 시게 하는지

왜 쓰레기통 주변에 쥐가 들끓는지 따위 등을 내 작은 뇌로 이해하려 하지 않겠다.



하찮은 것에 나부끼지 않겠다.

그냥 그런 것이다.

그런 일이 있었던 것이다.



있는 그대로만 바라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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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에 취한채 설거지를 하면


좋은점 : 설거지가 재미있다.

나쁜점 : 비누칠을 했는지 안했는지 구별이 안가서 계속 한다.

계속...셰곡....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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